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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크와 콩나무가 떠올랐어요.”
작두콩을 키우며 끝도 없이 장대를 타고 올라가다가 아래로 늘어지는 작두콩 줄기를 보며 동화 속에 콩나무가 떠오른다고 키 큰 사람보다 더 큰 작두콩을 가리키셨다.
바둑판처럼 나눠진 한 귀퉁이에 작두콩이 있었다. 작두콩 꽃은 이미 지고 없어 볼 것 없는 줄기를 그냥 지나쳤는데 그분 말씀을 듣고 작두콩 꼬투리를 찍으면서 하늘을 보았다.
아주 긴 지지대가 있었다면 늘어져 내린 작두콩 줄기가 하늘을 찌를 수도 있겠다. 작두콩은 아주 오래전 친구 집에서 본 기억이 있다. 그때 기억으론 밤톨만큼 컸던 콩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떨어져 내린 토종밤이 딱 그만했었다. 나이 떡을 먹는 날이라고 친구 집에서는 송편을 만들었다. 그때 송편 속을 작두콩을 삶아 속을 파서 밤 속을 넣듯 넣으셨다.
요즘 내가 보는 작두콩은 화단이나 화분에 심어 창문 가리개로 늘어져 있다. 작두콩잎이 넓어 시원하면서도 멋스럽다. 가을이면 긴 줄기에 버겁게 늘어져있는 연근만한 꼬투리로 든든하기까지 하다.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꽃말처럼 내게 주문을 건다.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면 얼른 와라. 아니 지금 이 자체로 그냥 행복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반드시 우리 모두는 행복해야 한다. 충농증에 좋다는 작두콩을 시장에서도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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