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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바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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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랭이는 새싹이 막 트기 시작할 무렵 뽑지 않으면 밭고랑을 새파랗게 덮었다. 그렇게 자란 바랭이는 뽑히지 않아 줄기를 뜯으면서 캐내야만 했다.

 

밭고랑의 잡초 대부분은 바랭이였던 것 같다. 아주 한참 후에 밭고랑에 제초제를 뿌리기 전까지 밭곡식보다 먼저 자라는 바랭이와의 전쟁이었다.

 

엄마의 새벽 농사일 대부분은 바랭이를 뽑는 일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많았다. 뽑고 또 뽑아도 어느새 밭고랑을 채우면서 무릎까지 자라던 바랭이.

 

바랭이는 자라면서 마디에서도 잔뿌리가 내리면서 흙을 잡고 퍼졌다. 바랭이가 있는 곳은 밭곡식이 치여 자라지를 못했다. 그늘 속에서는 곡식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때문이었는지. 농사용 비닐이 나왔다. 밭고랑에 두둑을 만들어 비닐을 덮고 구멍을 뚫어 고추를 심고 깨를 심고 콩을 심고는 그 주변과 밭둑에는 제초제를 뿌리면 생기 있던 풀들이 누렇게 말랐다.

 

소꼴로 밭둑 논둑에 지천이던 바랭이를 낫으로 베는 것은 머슴아들 일이었는데. 밭고랑에 있던 바랭이를 호미로 캐셨던 엄마는 어깨통증으로 고생하시는데 그때 짊어지셨던 제초제 분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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