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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있던 한두 그루의 목화를 보다가 목화솜이 하얗게 터진 목화밭을 보고는 놀랐다. 목화밭은 어릴 때 보고는 얼마 만에 보는지.
밤새 내린 비에도 뽀송뽀송한 솜은 꽃보다 예뻤다. 몽실몽실 옛날이 생각이 났다. 마루에 쌓아놓은 솜에서 검정 씨를 빼던 기억도 나고.
옛날에는 학교 가는 길옆에 목화밭이 제법 있었다. 꽃보다도 먹을 수 있는 달착지근한 열매가 더 반가웠는데. 세기 시작한 열매가 터지기 시작하면 하얀 솜을 땄다.
가을비는 김장만 빼고 이로울 것이 없다는 말을 목화밭을 보고 실감한다. 마른 곡식만큼이나 목화솜도 가을비가 마땅찮았던 것이다. 저 솜을 얼른 따야할 텐데.
엄마의 오래전 근심을 내가 하고 있었다. 엄마는 산비탈 후미진 밭에 심었던 목화솜을 따서는 우리 딸들 시집보낼 때 이불을 만들어줘야지 하시며 차곡차곡 자루에 담아 두셨다.
“어머니의 사랑” 꽃말을 검색해보고 적절한 꽃말이라는 생각을 한다. 옛날에는 딸이 있는 집은 특히 더 해마다 목화를 심고는 했다. 두툼한 솜이불만큼 좋은 예단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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