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엄마는 장독대 화분에 있던 오갈피나무를 오가피나무라고 부르신다. 오가피는 생약명으로 오갈피나무의 뿌리와 줄기의 껍질을 이르는 말이었다.
화분에서 까맣게 익은 오갈피나무 열매를 보고는 꽃은 한참 지나서야 봤다. 그 열매에 그 꽃이라는 것을 조각 맞추기를 하듯 몇 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엄마의 화분에 오갈피나무는 새순을 먹기 위해 고추 모를 심듯 심으셨을 것이다. 고추 꽃이 피고 파란 고추가 열리면 그 고추를 따서 밥상에 올리듯 새순을 따서 나물로 드셨다.
오갈피 꽃의 꽃말은 ‘만능’. 제 꽃말처럼 주로 순환계, 신경계, 운동계 질환을 다스린다. 오가피를 끓여 차로 이용하기도 하고 열매로는 즙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특히 중풍을 예방하고 핏속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몸이 찬 사람이라면 젊은이들이 커피를 마시듯 음료수로 마시는 것도 건강 생활에 유용할 것이다.
반그늘에서 자생한다는 오갈피나무는 우리 집 장독대 화분에서 까만 열매를 찍는 것을 시작으로 골목길을 걸으며 주택가 담장 밖으로 나온 오갈피나무에서 핀 꽃을 찍었다.
모과나무와 앵두나무가 담장밖으로 늘어진 집에는 어김없이 오갈피나무가 있었다. 부슬부슬 구슬같이 피는 갈색 꽃은 볼 때마다 신기하다. 그 꽃에 까만 열매는 생각밖이었다.
갈색 꽃에 하얀 꽃술은 털실로 만든 아이들 머리 방울 같고 곰보같이 까맣게 익은 열매는 작은 구슬을 엮어 만든 아이들 머리 방울 같다. 주택 가에서 본 오갈피나무는 그랬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