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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모초 잎은 한 여름 더위를 못 이겨 속이 메스꺼울 때 약이다. 병원이 멀었던 우리 집 민간요법이었다.
엄마는 들판에 있던 익모초 잎을 훌 터 즙을 짜서 더위를 먹고 힘겨워 하는 식구들에게 먹이셨다.
그 익모초 초록색 물은 풀냄새와 함께 쌉쌀한 맛이 삼키기가 힘들었는데 먹기만 하면 토하지는 않았다.
다 마실 때까지 엄마는 자리를 뜨지 않으셨다. 먹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속이 가라앉고는 했다.
8월 20일. 주말농장 울타리에 심어 놓기라도 한 듯 키다리 익모초에 보일 듯 말 듯 꽃이 피고 있다.
더위에 약이 되는 익모초를 알아본 것일 테다. 꽃이 지고 나면 영근 씨가 떨어져 내년엔 익모초가 늘어날 것이다.
익모초가 난 자리는 잡초를 뽑아주며 사람이 가꾼 듯 만 듯 소용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무심히 자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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