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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에 밭같이 메말랐던 논에 물이 그득하더니 어느새 모가 심어져 있다.
이젠 논도 낯설고 논에 있는 모도 신기하지만 그때는 우리 동네 풍경이었다.
비닐하우스가 씌워져 있던 모판에 모를 살필 때만 해도 발이 시리다고 하셨다.
그 모판에 모를 뽑아 가래질한 논에 물을 채워 품앗이로 돌아가며 모를 심었는데.
줄 대어 심어놓은 모는 금방이라도 물위에 둥둥 떠오를 것만 같이 위태로웠었다.
살 것 같지 않은 모가 논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논이 꽉 차게 푸르러졌다.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면 온통 푸른빛이던 논이 누르스름해지다 황금빛이 되었는데.
벼가 노랗게 익기 시작하면 참새 떼가 모여들고 참새를 쫒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밀짚모자를 쓴 볏짚 허수아비가 여기저기서 보초를 서고 반짝거리는 끈들이 출렁출렁.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그 벼이삭을 털어 멍석위에서 말려 방앗간에서 찌면 흰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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