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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새풀은 우리 아버지다. 집 앞에 너른 논이 떠오르고 똥 찌게를 지고 오르내리시던 젊은 아버지가 풍경처럼 떠올랐다.
정말 아주 오랜만에 둑새풀을 보면서 늘 고단하셨던 아버지가 떠올랐던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었던 둑새풀.
북한산 둘레길 주말농장에 벼를 싶었던 논에 둑새풀이 모내기한 벼처럼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얼마나 반갑고 신기하던지.
그랬다. 논두렁길을 걸으며 학교를 갈 때면 그 넓은 논에 어느새 둑새풀이 빈틈없이 꽉 차곤 했었다. 늘 그러려니 했었던 풍경.
익숙했던 풍경이 사라지고 젊은 아버지 모습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여전히 잘 견디고 계시는 아버지 생각을 한다.
누구라도 늙고 병드는 것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알면서도 먹고 살 걱정을 덜고 나니 병만 남더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늘 그렇듯 잘 견디시는 아버지를 뵈며 “큰딸이 잘 살 때까지 오래오래 사세요.”하며 미뤘던 일들을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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