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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칸세이지 멕시칸세이지 꽃말이 가정의 덕이라는 멕시칸세이지는 꽃이 벨벳 같은 느낌의 보라색 꽃이 특이하다. 키가 내 키보다 더 컸던 멕시칸세이지는 주말농장에 먹거리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얼어죽지만 않는다면 꽃을 여러해 볼 수 있다고 한다. 겨울나기 방법은 화분에 옮겨심거나 마른 줄기를 잘라내지 않으면 추운 겨울 뿌리가 얼어죽는 걸 막을 수 있단다.  주말농장에 멕시칸세이지는 9월부터 피기 시작해 10월초, 지금까지 피고 있다.  지지대를 의지하고 있으면서도 축 늘어져 있다.  복실복실한 털 때문일까.  꽃이 예쁘다고는 할 수 없는데 자꾸 찾게 된다. 볼 때마다 자꾸 사진을 찍게 되고 사진을 찍으면서 하늘을 올려보게 된다.  복실복실한 털을 보며 목화씨에 붙은 목화솜같다는 생각을 한다.  멕시칸세이지 꽃을 따서 ..
풀거북꼬리 풀거북꼬리 좀깨잎나무인 줄 알고 찾아보다가 일단 키가 좀 작은 나무는 아니라서 비슷하다는 여러살이 풀인 풀거북꼬리를 검색했다. 백과사전과 사진을 둘러보니 풀거북꼬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일단 내가 본 풀거북꼬리 꽃은 북한산 둘레길에서 물봉선화 옆에 고만한 키 높이에서 피고 있었다. 씨방이 맺힌 모습은 도봉산 밑 무수골에서 찍은 사진이다. 좀깨잎나무 잎처럼 풀거북꼬리 잎도 어린잎은 나물로 먹으며 껍질에서 섬유를 뽑는다고 한다. 내가 본 풀거북꼬리는 내 무릎 높이 만큼에서 팔뚝만큼 긴 줄기를 늘이며 꽃이 피고 있었다.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던 꽃은 연두색을 약간 푼듯한 아이보리색이었다. 나무 그늘 밑 보라색 물봉선화 옆에서 야구장에서 응원하는 긴 봉처럼 환하게 눈길을 끌던 꽃이 풀거북꼬리 꽃이었다. 북한산 둘레..
소리쟁이 소리쟁이 소리쟁이 씨방을 중랑천에서 자세히 봤다. 사람 손이 덜 미치는 곳에 있다. 자전거 도로에서도 인도에서도 멀찍이 떨어진 비탈진 곳에서 참 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사람이 많이 다니거나 주거지에서는 들꽃을 사계절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꽃이 폈겠지 하고 가보면 말끔하게 뽑혔거나 꽃이 예쁘게 폈다 질 무렵엔 씨가 맺힐세라 흔적 없이 사라진다. 방학천에서 본 소리쟁이와는 달리 중랑천에 있던 소리쟁이는 굵직한 줄기에 키도 크고 튼실해서 그런지 소리쟁이 씨가 할머니들이 입으시는 브라우스에 붙여놓은 구슬같이 맺혔다. 누렇게 익어가는 씨를 보며 저렇게 마른 줄기들이 모였다가 바람이 불면 서로 몸을 부벼 소리가 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소리가 사라락 사라락 들릴 것만 같다. 그 소리를 들었을 누군가가 붙여..
파리풀 파리풀 북한산 둘레길 초입 나무 그늘 밑에서 반짝반짝 피는 꽃이 파리풀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그늘 밑에 잘못 터를 잡은 타래난초가 힘없이 폈나 했었다. 파리풀이란 걸 알고는 꽃잎이 파리를 닮았구나 했었는데 에프킬라처럼 파리를 잡는데 썼다고 한다. 밥에 비벼 놓거나 종이에 발라 파리를 잡았다고. 그러고보니 늘 그랬던 옛날 우리 집이 떠올랐다. 파리 모기가 들끓던 여름이면 내가 싫어했던 우리 집 풍경 중에 하나가 그때는 집집마다 그랬던 것 같다.  방치된 듯 놓여 있던 사기그릇 흰 쌀밥 위에 새까맣게 앉아있던 파리와 천장에 줄줄이 늘어져 있던 누렇게 바랜 종이었다. 장은 멀고 산이 가까웠던 우리 집 뒷산에는 지천이었을 파리풀을 뜯어 봉숭아를 빻듯 빻아 밥에 비벼 파리를 잡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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