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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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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1 6월, 벌써 꽃이 피기 시작했다. 꽃대가 위로 자라면서 꽃이 핀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끊임없이 피고 진다. 꽤 오래 꽃을 볼 수 있다. 다년 생이다. 눌러 놓은 듯 납작한 꽃씨를 뿌리면 그해는 잎만 푸르다. 그렇게 한해 겨울을 보내고 나면 매해 담장위로 얼굴을 내밀며 피어난다. 접시꽃은 사람 키보다 더 커서 마주보거나 멀리서도 꽃핀 것을 알 수 있다. 꽃가루 범벅이 된 벌들이 귀엽기까지 하다. 활짝 핀 꽃은 열린 마음자리다. 접시꽃은 열어놓은 창문으로 방안을 엿보기도 하는데 그 모습에 마음까지 환하다. 접시꽃은 홑잎에 겹잎까지. 색깔도 빨강, 하양, 연분홍에 흑색까지 다양하다. 벌이 꽃잎 색깔을 보고 찾아오는 것인지. 접시꽃 꽃향기를 난 알지 못한다. 접시꽃은 아련한 그리움이다. 시골집이 떠오르고, 어..
주말농장에 밭같이 메말랐던 논에 물이 그득하더니 어느새 모가 심어져 있다. 이젠 논도 낯설고 논에 있는 모도 신기하지만 그때는 우리 동네 풍경이었다. 비닐하우스가 씌워져 있던 모판에 모를 살필 때만 해도 발이 시리다고 하셨다. 그 모판에 모를 뽑아 가래질한 논에 물을 채워 품앗이로 돌아가며 모를 심었는데. 줄 대어 심어놓은 모는 금방이라도 물위에 둥둥 떠오를 것만 같이 위태로웠었다. 살 것 같지 않은 모가 논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논이 꽉 차게 푸르러졌다.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면 온통 푸른빛이던 논이 누르스름해지다 황금빛이 되었는데. 벼가 노랗게 익기 시작하면 참새 떼가 모여들고 참새를 쫒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밀짚모자를 쓴 볏짚 허수아비가 여기저기서 보초를 서고 반짝거리는 끈들이 출렁출렁...
자리공 자리공은 연분홍 꽃도 화사하고 까만 열매도 반짝반짝 눈길은 끈다. 풀이라고하기에는 나무처럼 튼실한 가지에 구슬처럼 맺힌 꽃봉오리. 길게 늘어지며 피는 꽃이 바람을 마주잡고 춤을 추며 피는 것 같다. 독초란 말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지 나비에게도 노린재에게도 사랑방이다. 6월초, 꽃줄기 아래부터 피는 꽃은 꽃술에 초록색 씨방을 품고 있다. 초록색 열매가 검푸르게 익어 가면 꽃처럼 예뻐 따볼까 하다 멈칫한다.
오이꽃 오이꽃은 암꽃과 수꽃이 다르다. 오이꽃에는 벌레가 더 많다. 벌레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나면 암꽃에는 오이가 맺혀 자란다. 아침, 저녁이 다르게 쑥쑥 크는 오이는 눈 깜짝할 늙어 버린다. 노각이 되는 것이다. 새끼손가락 만하던 오이는 하루 이틀 만에 먹을 만하다. 어린 오이는 채를 썰어 고추 간장을 풀고 얼음을 띄워 오이 냉채로 먹기 좋고. 노각은 씨를 빼고 껍질을 벗겨 소금에 절였다 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또 다른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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