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 (396) 썸네일형 리스트형 꽃사과나무 이 꽃사과나무꽃은 하얗게 핀다. 폈다지고 나면 그곳에 꽃사과나무가 있었는지조차 잊고 지내다보면 어느새 가을이다. 가을이면 꽃사과나무꽃이 진자리에 줄줄이 방울을 매달아 놓은 것 같이 늘어진 꽃사과를 보면 정말 황홀하다. 병아리가 물 한 모금 머금고 하늘을 올려다보듯 올려다본 하늘엔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배경으로 꽃사과가 보석 같다. 아파트단지 울타리 주변으로 심어놓은 꽃사과나무는 울타리 삼아 경계로 심어놓은 은행나무와 정말 잘 어우러져 있다. 꽃사과가 예뻐 봄부터 꽃을 살펴보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꽃봉오리가 맺힐 때부터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 때까지 찾아갔다. 나무가 너무 높아 꽃을 찍지 못해 올려다보며 찍다 어쩌다 늘어진 가지에서 운 좋게 꽃술까지 찍을 수 있었다. 꽃이 지면서 맺힌 열매도 찍고 풋사.. 구절초 9월 26일, 방학천에 구절초 꽃이 피기 시작했다. 쌓아놓은 축대에 터를 잡고 구절초가 피고 있는 것이다. 깊은 산속, 오솔길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구절초 꽃이 축대 위에 있는 걸 보면 누군가 사람이 심은 것은 아닌지. 그렇더라도 늘 그렇게 거기 있었던 듯 매해 피고 진다. 다행히 약초꾼들의 손을 피해 해마다 꽃을 피우는 것이다. 참새골을 가는 길엔 유난히 구절초 꽃이 많이 폈었다. 이슬이 걷히지 않은 구절초 꽃밭을 걷다보면 바지가 축축했다. 꽃향기가 베인 듯 산길도 사람도 구절초 꽃향기에 쌉쌀하면서도 달달해지곤 했다. 꿈을 꾸듯 꽃길을 걷다보면 참새골이었다. 그 때는 어디나 그렇게 구절초 꽃이 흐드러지게 폈었는지도 모른다. 사람 손이 덜 탄 곳은 어김없이 구절초 꽃이 피곤했다. 지금도 방학천엔 강아지풀.. 산초 산초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은 멀리서도 그 향기를 잡을 수가 있다. 북한산 둘레길에 산초가 모여 있는 그 곳이 그렇다. 자주 지나다니는 길인데도 주말에만 가서 그런지 꽃을 볼 수가 없었다. 철지나 핀 희끄무레한 꽃을 간신히 찍었다. 북한산 둘레길에 있는 산초나무는 비탈진 곳에 있는데다 우거진 나무 그늘로 어두워 꽃도 열매도 최근에야 볼 수 있었다. 산초나무야 말로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고 만다. 햇살이 내려앉은 것 같은 꽃도 잎 같은 열매도 눈길을 끌지 못한다. 산초나무의 까만 열매를 따서 후추 갈 듯 갈아 향신료로 쓴다. 추어탕을 파는 집에선 작은 질그릇 항아리에 산초가루가 가득하다. 산초는 향기다. 독특한 향기에 호불호가 갈려 넣지 않는 이도 있지만 미꾸라지나 생선 비린내를 잡는 데는 산초만.. 코스모스 요즘은 가을이랄 것도 없이 코스모스가 핀다. 아니 코스모스를 닮은 꽃들이 여름 가을 할 것 없이 핀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익숙한 것이 좋고 어린 시절에 봤던 꽃이 눈에 띈다. 좋은 기억이든 안 좋은 기억이든 곱씹듯 나에게 코스모스 꽃이 그렇다. 이른 아침, 호미를 들고 나가 학교 길을 따라 코스모스 모종을 심고 개울물을 조루에 담아 물 주는 것은 아이들 몫이었다. 그렇게 공들 들여 유심히 보며 정이 들었던 꽃이라 그런지 코스모스는 다른 꽃과 달랐다. 함부로 할 수 없는 그런 꽃. 들꽃을 마구잡이로 꺾어 들고 다니던 나는 코스모스 꽃송이가 하나만 떨어져도 안타깝고 누구 짓인지 탓하고는 했었다. 코스모스가 줄지어 피는 가을이면 하늘은 높고 맑았다. 한없이 맑은 하늘을 보며 뭐가 되고 싶은 걸까 생각하.. 이전 1 ··· 55 56 57 58 59 60 61 ··· 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