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을 찍고

(396)
바늘꽃 ‘바늘꽃’ 검색을 해 봤다. 백과사전에 있는 바늘꽃은 지금 이 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불러 익숙해진 이름 ‘바늘꽃’으로 부르기로 한다. 영희, 철수라는 이름이 흔했던 그 옛날처럼 말이다. 국어 교과서에 이름이 나올 정도로 영희, 철수는 많았다. 같은 이름에 다 다른 얼굴, 그랬던 것처럼. 바늘꽃은 당연히 그 이름이 맞겠거니 했었던 건 꽃을 보면 그 이름이 잘 어울린다. 나비 날개 같은 꽃잎에 뾰족하게 나온 꽃술 모양이 바늘을 닮아 있다. 꽃술 끝에 매달린 분이 이불을 꿰매던 그 바늘에 바늘귀를 꼭 닮았다. 바늘꽃을 보고 있으면 풀 먹인 홑청으로 이불을 감싸가며 꿰매시던 엄마가 떠오른다. 그때 실타래에 무명실을 길게 꿰어 놓았던 그 손가락 만하던 바늘이 생각난다. 그 무렵엔 추석이 다가오면 ..
체리 세이지 체리 세이지를 볼 때면 늘 새가 보이곤 한다. 이른 새벽 창호지문 밖에서 무리지어 지저귀던 그 참새소리가 들리는 기분이다. 무리지어 풀씨, 볍씨를 쪼아 먹던 참새가 사람 소리에 놀라 금방 날아오를 것만 같은 그 참새 같은 꽃이라면 그 꽃은 체리 세이지다. 체리 세이지는 골목길 주택가, 아파트 화단에서 흙이 넉넉한 곳이나 잔디가 깔려있는 넓은 마당에 울타리처럼 많이 심어져 있다. 자세히 보니 꽃 색깔이 빨간색, 빨간색에 하얀색, 하얀색. 꽃 모양도 사랑스럽지만 색깔이 곱고 예뻐서인지 옛날 봉숭아만큼 많다. 꽃봉오리나 꽃이 지는 모습이 생각나지 않는다. 싹이 트고 꽃줄기가 자라는 것도 모르다 꽃이 피면 체리 세이지가 있었네 하는 것이다. 체리 세이지는 그냥 그대로 제 모습대로 좋은 것인지. 지저귀는 새소리가..
취나물 꽃 취나물 꽃이 주말농장 밭둑에서 들국화처럼 피기 시작하면 꿀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취나물 꽃도 들국화라고 뭉뚱그려 포함시켰을지도 모르겠다.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 봄나물을 캐러 산으로 올라가셨던 엄마의 앞치마에 제일 많았던 나물이 취나물이었던 걸 보면 가을 산천에 핀 들국화 중 취나물도 있었을 것이다. 산에 가야만 뜯을 수 있었던 취나물이 요즘은 주말농장이나 화단에 많이 있다. 산나물을 집 주변에 심어 놓아 굳이 산을 오르지 않아도 하얀 취나물 꽃을 볼 수 있다. 노란 들국화보다는 작은 꽃이 엉성하게 핀다. 매끄럽지 않은 거칠게 피는 모습이 풋풋한 시골 소녀 같다. 키도 웃자라 껑충한 모습이 꼭 같은 모습이다. 삶아서 무쳐 놓은 취나물에서도 그만의 향기가 입안에서 감도는데 취나물 꽃도 노란 들국화와는 다..
감국 산길에서 보았던 들국화를 가끔 만날 때가 있다. 누군가 산길에 밭둑에 있던 들국화를 옮겨 심었을 것이다. 누가 가꾼 적이 없었던 감국. 감국이란 이름보다는 들국화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산길을 걷다보면 향기로 들국화가 어디서 피는지 쉽게 찾아 낼 수 있었다. 그냥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들국화의 달콤하면서도 맑은 향기를 따라가다 보면 눈부시게 환한 감국이 꽃밭을 이루고 피어 있었다. 윙윙 벌 소리가 얼마나 요란한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감국은 다른 국화꽃보다 달콤한 향기가 더 짙어서인지 벌들이 꽃마다 앉았다. 들국화 위에 앉아 있는 꿀벌은 어린아이라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꽃을 떠나질 못했다. 잘디잔 꽃보다 더 많은 벌이 날아다닌다. 그때는 들꽃을 들과 산에서 보는 꽃이라고 생각했다. 철따라 피는 꽃..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