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19) 썸네일형 리스트형 수염 패랭이꽃 다년 생 여러해살이 풀이다. 아주 오래전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황량한 겨울 신기하게도 시금치처럼 푸른 잎이 좋아 신기했는데 키가 쭉쭉 자란 꽃대에서 울긋불긋 피어나는 꽃에서 나는 향기까지 좋았다. 한해 두해 꽃을 보다가 파 씨처럼 야무진 씨를 받아 화분에 뿌렸다. 베란다에서 키우기가 좋다. 햇볕이 잘 들고 겨울에도 화분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물을 주면 꽃을 볼 수 있다. 화분을 꽉 차게 덮었던 잎에서 봄이면 긴 촛대 같은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5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뾰족뾰족한 잎 사이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절정이다. 길게 올라온 꽃대에선 경쟁이라도 하는 듯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는 열어놓은 창문으로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온다. 최고급 향수를 뿌려놓은 듯 황홀하다. 더더욱 좋은 것은 꽃.. 국수나무 꽃 이름이 왜 국수나무일까 궁금증이 들어 찾아봤다. 나뭇가지를 꺾어보면 껍질속이 국수 같다고 한다. 잔칫날 장국에 말아먹던 그 국수가 떠올랐는지도. 꽃이 피는 모습을 보며 꽃 색깔이 잘 삶아 놓은 둥글게 말아 놓은 소면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국수나무는 잎도 예쁘지만 꽃이 막 필 때가 더 예쁘다. 아카시아 꽃 동구 밖 과수원 길에만 아카시아 꽃이 피는 것은 아니다. 바람에 실려 오는 꽃향기로 아카시아 꽃이 피는구나한다. 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아카시아 나무가 있다. 축축 늘어지면서 피는 꽃에는 부지런한 개미가 분주하다. 꽃 한 송이를 따서 먹어볼까. 손은 움직이지 않고 마음뿐. 아카시아 꽃을 송이 째 따서 기름에 튀겨 먹기도 했었다. 빨간 아카시아 꽃 빨간 아카시아 꽃이 폈다. 그곳이 아늑하고 양지바른 곳이어서 그런건지. 늘 보던 하얀 아카시아 꽃보다 빨리 핀다.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다. 커다란 아카시아나무를 올려다보며 잎을 살피고 꽃을 살피며 확인했다. 굳이 찾으려고 애써서인지 오래된 나무 특유의 울퉁불퉁함이 다르긴 하다. 꽃 분홍에 가까운 그 고운 빛이 매해 그곳으로 발길을 옮기게 하곤 한다. 쉬는 날마다 혹시나 폈을까 살펴보고 졌으면 어쩌나 하는 궁금증이 인다. 나무가 높아서인지 맡을 수 없는 향기를 얼굴을 묻은 벌을 보며 느낀다. 이전 1 ··· 89 90 91 92 93 94 95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