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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읽으면서

한국의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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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우리 산과 들에 숨쉬고 있는 보물

/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

 

야생화(野生花)는 산이나 들에서 절로 나고 자라는 꽃들이다. 언제라도 가까운 산이나 들로 나가보라. 하다 못해 도시의 한가운데로 흐르는 강둑이라도 따라 걸어보라. 그곳에서 아름다운 야생화가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행여 그 꽃을 꺾지는 말라. 야생화는 자연 그대로 있을 때에만 아름다운 것이지, 사람의 손에 잡히는 순간부터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상실하고 마는 것이다.

 

 

 

작은 들꽃

/조병화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

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단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

욕심의 시작일 뿐

부자유스러운 부질없는 인간들의 일이란다

 

넓은 하늘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느냐

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

훨훨 떠가는 구름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

 

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존재를 축복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오래

 

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

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

 

실로 고마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

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짧은 세상에서

이만하면 행복이잖니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불며 갖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 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한국 야생화사진책을 보며 조병화 시인의 작은 들꽃전문을 옮긴다.

나태주 님의 시, 허리를 깊게 숙여야 볼 수 있는 꽃이기도 하다.

 

둘레길을 걸으며 우이천, 방학천을 걸으며 바람속에 실려오는 향기를 담은 꽃은 아니어도 사진 책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직접 찍은 사진만큼 기분 좋은 책이 한국 야생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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