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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개미취 꽃을 보며 참 행복하다. 날마다 찍은 사진들을 보며 찍을 때는 몰랐던 손님들을 보니 반갑다.
슬며시 찾아든 손님. 나비, 잠자리, 그밖에 곤충들로 벌개미취 꽃이 더 풍성해지면서 뭐랄까 더 귀한 사진이 됐다.
벌개미취는 쑥부쟁이보다 더 다부지다. 쑥부쟁이가 여리 여리하다면 벌개미취는 단단하고 꼿꼿하다.
벌개미취 꽃은 두툼한 책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 걸음걸이를 바로 잡는, 반듯한 자세로 또각또각 걷는 아가씨 같다.
꽃봉오리가 맺힌 꽃대가 얼마나 야무진지 잠자리가 싸리나무 울타리 위에 앉아 있는 듯 안정감 있고 편안해 보인다.
꽃잎 위에 앉은 노린재(?)는 먼산바라기를 하며 명상에 잠긴 듯 한없이 고요하기까지 하다. 벌개미취 꽃이 주는 넉넉함이다.
벌개미취 꽃이 피기 시작하면 거의 날마다 찍다시피 해서 그런지 개미도 숨은그림찾기라도 하듯 꽃술 속에 앉아있다.
제가 찍은 벌개미취 꽃에 취해 예쁘다, 예쁘다하며 보고 또 본다. 사진 찍을 때는 늘 실망하지만 한참 지나 다시 보면 그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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