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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읽으면서

관심 / 김양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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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관심'은 산문 같은 시다. 하나하나의 시가 모여 수필 한 편이 이루어진 느낌, 그랬다. 20185월에 채운재에서 펴낸 시집이니 4년 전이다. 시집을 읽는 동안 쓸쓸하면서도 허허로웠다. 마지막 시 입에 풀칠한다는 것은이라는 제목이 입에 풀칠은 해야지라는 엄마의 넋두리처럼 들렸다. 김양호님의 시 두 편을 옮긴다.

 

시냇물    /    김양호

 

오늘도

속절없이 부질없이

무시, 무시 무심코 졸졸졸 흐르고

 

꽃이 피면

바람결에 꽃비가 내려

꽃물이 졸졸졸 흐르고

 

낙엽이 물들면

석양 속에 낙엽 비가 내려

낙엽 물이 졸졸졸 흐르고

 

함박눈이

한들한들 눈비가 내려

눈물이 졸졸졸 흐르고

 

오늘도

정처 없이 바람결에

시냇물은 졸졸졸 잊어버리라 하네!

 

 

 

곧 수능이다. 어김없이 시험은 치러질 것이다모든 수험생들이 결과에 상관없이 깃털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시험    /   김양호

 

설렘과 기대 속에

받아본 순간 시간이 없다가

시간이 많아지는 시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시험준비를

철저히 할 걸 후회와 회연 속에

 

짝신이 도래하시길

간절히 빌며 가나다라 다라 다라

꽝꽝 찍고 멍때리다가 일어난다

 

잘 보면 잘 본대로 가볍게

못 보면 못 본대로 무겁게 다음부터

잘 보면 되지 깃털 같은 마음으로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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