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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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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매화를 찍으면서 늘 하는 생각이 있다. 향기까지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예쁜 꽃을 나누듯 향기까지 퍼나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매화가 피기를 기다리며 나무를 바라보다 꽃이 필새 없이 사진을 찍고는 했었는데 꽃만 찍은 줄 알았는데 매실을 보니 반가웠다.
개나리 가지를 뚝뚝 잘라 꺾꽂이로 울타리에 심었던 꽃이었다. 들이나 산에서 보던 야생화와는 달리 사람이 심었던 꽃. 그런 꽃을 처음 본 것은 개나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울타리에 늘어진 가지마다 노란 꽃이 피기 시작하면 봄이다. 타향살이 하다 개나리꽃만 피면 향수병이 도진다고 했었다. 온 동네가 샛노랗던 그 봄, 그 고향이 몹시 그리울 만하다.
냉이꽃 냉이는 얼음이 막 녹기 시작할 무렵 양지바른 곳에 앉아 호미로 캤었다. 흰 뿌리가 실했던 붉은 냉이는 제법 야무졌는데 삶아 나물을 무치기도 하고 장독대에 있던 된장으로 국을 끓여 썼다. 아이들 손을 피한 냉이는 하얗게 피어나고.
할미꽃 학교를 가면서 논두렁 밭두렁을 지나고 산길을 걷다보면 무덤 떼잔디 위에 있었다. 빈틈이라곤 없을 것 같은 곳에 털북숭이 어느새 넓게 자란 잎 사이에 올라온 꽃대. 푹 숙인 꽃잎 안에 노란 꽃술이 참 예쁘다. 수줍음은 오간데 없고 바람만 불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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