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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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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협죽도 그곳에서는 올해도 풀협죽도 꽃이 여전했다. 아니 그 어느 때보다 환하고 예쁘게 참 많이 폈었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사는 꽃인 것이다. 이젠 사람 손이 덜 미치는 화단에 늘씬늘씬하게 자라면서 넓게 자리를 잡은 풀협죽도가 예쁘게 꽃을 피울 때면 푸른 화단이 알록달록하게 환해진다. 특별히 지지대가 없어도 꼿꼿하게 잘 서는 튼튼한 꽃대 위로 꽃자리가 생기면서 소복하게 꽃이 모여서 핀다. 긴 꽃술은 남기고 꽃잎만 떨어지면서 진다. 꽃봉오리가 맺힌 순서대로 폈다 지는데 낙엽이 마르면서 떨어지듯 꽃잎이 마르면서 진다. 화분에서 키운다면 화분 밑이 마른 꽃잎으로 지저분해질 것이다. 옛날 단오 날에 담장 밖을 구경하기 위해 처녀가 그네를 탔다던가. 풀협죽도 꽃이 딱 그네 타는 처녀 모양으로 회양목 울타리 위로..
수선화 언 땅이 풀리자마자 제일 먼저 피는 꽃이 수선화가 아닐까한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수선화를 올려보려고 한다. 수선화가 피면서 나물로 먹던 냉이 꽃다지 꽃도 피기 시작한다. 추운 겨울 황량함을 몰아내기에 이만큼 환한 꽃도 드물 것이다. 나무에서 봄을 부르는 꽃이 매화라면 땅에서 봄을 부르는 꽃은 수선화일 것이다. 큰봄까치꽃이 필 때 같이 필지도 모르겠다. 큰봄까치꽃은 그야말로 하늘이 키운 들꽃이라 수선화와 같이 본 적이 없다. 다만 어림짐작을 해볼 뿐이다. 꽃 피는 시기가 비슷한 것 같다. 올해는 수선화가 폈던 곳을 찾아다니면서 보고 봄까치꽃이 폈던 화단을 찾아다니며 싹이 나는 시기와 꽃이 피는 시기를 비교해 봐야겠다. 수선화가 노랗게 핀 모습이 예뻐 관심을 갖다가 싹이 나고 잎이 지는 모습까지 보게 ..
부레옥잠 연못이 얼어 눈썰매를 타도 좋겠다 싶은 곳에 흰 눈이 쌓여있다. 부레옥잠이 둥둥 떠다니고 물양귀비가 하얗게 폈던 곳이다. 붕어를 잡아 배를 따면 꼭 그 모양의 부레가 풍선 모양으로 빵빵했었다. 그 생선 부레를 닮아 이름이 부레옥잠이 되었을 것이다. 꽃 이름은 대부분 모양을 본 따 이름을 짓는다더니 부레옥잠이 딱 그렇다. 부레모양의 줄기 때문인지 물위에 둥둥 떠 있다. 바람이 불어 물살이 출렁일 때면 함께 흔들흔들. 둥둥 물위에 떠 있던 부레옥잠은 보라색 꽃이 층을 이루면서 겹치면서 핀다. 꽃을 꺾듯 꽃줄기 하나를 꺾어도 결혼식 부케로 손색이 없을 것 같은 모습이다. 꽃잎 다섯 장중에 한 장은 공작새 털로 멋 내기를 했다. 깃털 같은 잎 때문일까. 새 같기도 하고 금방 날아갈 것 같은 나비 같기도 하다. ..
쥐손이풀 쥐손이풀 꽃은 딱 일원짜리 동전만하다. 어쩌다 옛날 상자에서 툭 튀어나오는 그 일원짜리. 지금은 새로 발행된 얇고 가벼운 광택이 있는 십 원짜리 크기다. 발바닥공원에서 처음 본 꽃이 예뻐서 야생화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름이 궁금해서 화단에서 잡초를 뽑는 환경교실 선생님께 여쭤 이름을 알아낸 꽃이다. 이름이 앙증맞다, 쥐손이풀. 넝쿨로 뻗어가며 피는 꽃들이 파란 잎이 우긋한 화단에서 야광처럼 빛이 난다. 옛날 방안에서 이불속에서 가지고 놀던 그 야광 같다. 발바닥공원에는 쥐손이풀 꽃이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 진분홍 그렇게 두 가지 색깔이 핀다. 같은 종 다른 꽃인가 싶어 검색해보니 색깔만 다른 쥐손이풀이었다. 꽃이 핀 모습이 일원짜리 동전과 십 원짜리 동전이 서기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딱 그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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