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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자석 끝에 모래알 속에서 골라낸 쇠 가루 같은 씨를 뿌렸다.
마당 한 귀퉁이 꽃밭에 경계석 틈에서 제일 낮게 폈던 채송화.
채송화 새싹이 자라 손가락만해지면 잎을 따며 놀고는 했다.
가느다란 잎을 따서 외꺼풀 눈에 붙이며 쌍꺼풀을 만들었던 것이다.
쌍꺼풀에 왕방울만한 눈을 가진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부러웠던 걸까.
쌍꺼풀을 만들며 놀다보면 앙상했던 잎이 더 앙상해지고는 했었다.
빨강, 주황, 노랑, 분홍 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하면 꽃밭이 환해졌다.
사진 속에 꽃은 새롭다. 그냥 볼 때는 몰랐던 꽃술이 눈에 들어와서다.
꽃잎 속에 꽃술, 그 꽃가루를 잔뜩 매달고 있는 꽃술이 있어 꽃인지도.
꽃잎 속에 또 꽃이 피고 그 꽃 속에 또 꽃이 피고 있다는 느낌이다.
신기해서 그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는 너무 예뻐서 보고 또 봤다.
지금도 채송화 꽃을 볼 때는 설레고 아이처럼 마음이 들뜨고는 한다.
친구들과 꽃밭에 앉아 놀던 기억 때문일까. 마당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채송화 꽃이 보이는 마당에 앉아 공기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왁자하다.
그래서일까. 채송화 꽃을 찍은 사진이 골라낸 사진만 오십 장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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