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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방학천에 구절초 꽃이 피기 시작했다. 쌓아놓은 축대에 터를 잡고 구절초가 피고 있는 것이다.
깊은 산속, 오솔길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구절초 꽃이 축대 위에 있는 걸 보면 누군가 사람이 심은 것은 아닌지.
그렇더라도 늘 그렇게 거기 있었던 듯 매해 피고 진다. 다행히 약초꾼들의 손을 피해 해마다 꽃을 피우는 것이다.
참새골을 가는 길엔 유난히 구절초 꽃이 많이 폈었다. 이슬이 걷히지 않은 구절초 꽃밭을 걷다보면 바지가 축축했다.
꽃향기가 베인 듯 산길도 사람도 구절초 꽃향기에 쌉쌀하면서도 달달해지곤 했다. 꿈을 꾸듯 꽃길을 걷다보면 참새골이었다.
그 때는 어디나 그렇게 구절초 꽃이 흐드러지게 폈었는지도 모른다. 사람 손이 덜 탄 곳은 어김없이 구절초 꽃이 피곤했다.
지금도 방학천엔 강아지풀과 스크렁과 빗자루국화 틈새에 구절초가 긴 꽃대에 꽃망울이 맺히면서 하얗게 피고 있다.
찻길 옆 인도를 걷다 자전거도로로 들어서면 하얀 구절초를 만날 수 있다. 눈 맞춤을 한다면 그 향기까지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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