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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지나고 나면 꼭 운동회가 열렸는데 그 운동회 날 부채춤을 출 때 쓰던 족두리 같은 꽃이 풍접초다. 꼭 닮았다.
족두리를 쓴 친구들이 떠오르고 이마 위에서 찰랑대던 구슬이 떠오르는 꽃, 잔칫날 같던 학교운동장을 데려오는 꽃이 풍접초다.
어쩌면 풍접초를 보고 족두리를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꽃처럼 예쁘게 살라고 결혼식 때 곱게 단장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키가 자라면서 꽃이 핀다. 먼저 핀 꽃은 씨가 맺혀 늘어지고 위로 올라가면서 꽃이 핀다. 긴 수염처럼 자라다 씨방이 맺힌다.
씨방이 바람에 찰랑대기 시작하면 꽃대는 더 튼튼해지고 풍접초도 담장을 넘어 고개를 내밀면서 화단을 꽉 채우는 큰 꽃이다.
풍접초 꽃이 활짝 핀 모습은 나비가 꽃밭을 나는 것 같다. 꽃 위에 앉아있던 나비가 날아갈 것만 같은 모습이 분홍빛 풍접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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