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감나무 가지에 잎이 나고 반질반질 윤이 나기 시작하는 4월이 지나
5월이면 반죽을 비틀어 놓은 것 같은 꽃봉오리가 맺히면서 꽃이 핀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연노란 꽃잎이 제 열매처럼 야무지면서 다부지다.
개미들이 분주하게 오가기 시작하고 꽃가루가 흩어지면 진딧물이 낀다.
옛날엔 떨어진 감나무 꽃을 모아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었다고 한다.
난 감나무 꽃을 먹어본 적은 없는데 감나무 꽃도 달콤하다고 했었다.
우리 동네엔 감나무가 귀했다. 감꽃을 본 것은 사진을 찍으면서다.
내가 알았던 감은 단감이 아니라 소금항아리에 넣어두었던 땡감이었다.
나한테 감은 말랑말랑한 홍시에 대봉 감이었다. 한겨울, 항아리에서
꺼내 먹던 말랑말랑한 감과 감나무 가지에 하나둘 남아있던 까치밥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