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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박주가리 꽃이 뿌옇게 피고 있다. 흰머리 같은 꽃이다.
가늘고 힘없는 머리가 바람에 날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열매에 대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 아이 주먹만 하게 커지던 열매.
먹는 것일까 하고 커가는 걸 지켜보다가 터진 열매를 보게 되었는데.
터진 껍질 사이로 바람에 날아가는 씨를 보며 흰 머리카락이 떠올랐다.
박주가리 꽃은 길가, 산길, 개울가에서 휀스를 타고 오르며 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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