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곤충앨범 (4)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비 와 꽃 끈끈이대나물꽃에 나비가 반갑다. 꽃이 없는 겨울, 사진 속에 꽃이 위로가 된다. 꽃분홍 끈끈이대나물꽃에 배추흰나비가 참 예쁘다. 겨울에 봐서 그런 건지. 파란 세상이 딴 세상 같다. 금계국을 보니 따뜻하다. 뜨거운 여름 우이천에서 모여 피던 금계국은 뜨거웠다. 늦봄부터 피는 꽃이 여름에 절정이다. 금계국이 모여서 필때면 정말 금을 모아놓은 것 처럼 반짝반짝한다. 색깔 때문인지 달콤한 향기 때문인지 나비가 참 많이 날아든다. 우리나라 미나리나 쑥처럼 고수도 향기나는 채소다. 주말농장에 고수꽃이 피기 시작하면 정말 꽃인지 나비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고수꽃이 나비 같다. 배추흰나비가 꽃보다 많이 날아다닌다. 고수꽃이 한창 필때는 나비가 넋을 잃고 앉아 있다. 옆에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도 무심하다. 구절.. 사마귀 파란 달개비 꽃 위에 사마귀가 앉아있다. 사진 속에 사마귀처럼 저렇게 가만히 앉아있었던 걸까. 9개월 만에 걷던 아이는 제 형을 쫒아 다니면서 놀았다. 약수터로 뒷산으로 제 형이 가는 곳이면 늘 함께 했다. 그 아이가 집으로 돌아올 때는 늘 곤충이 손에 잡혀 있곤 했었다. 어느 날, 앙증맞은 손에 들려 있던 사마귀. 아이 손에 몸통이 잡힌 사마귀는 금방 덤벼들어 깨물 기세였다. 놀라는 제 엄마와는 다르게 반짝반짝 눈이 빛났었다. 벌에 쏘여 퉁퉁 부어오르는 아이 손보다 사마귀를 한가치를 잡듯 손에 들고 있는 아이를 보고 더 놀랬었다.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를 가장 잡기 쉬울 때는 이른 아침이다. 책가방을 메고 논두렁길을 따라 학교를 갈 때면 논에 가득 찬 볏 잎 위에 앉은 잠자리들은 아침이슬에 날개가 푹 젖어 있었다. 죽은 듯이 앉아있는 잠자리 날개 위에서는 송글송글 맺힌 이슬이 반짝반짝 빛이 났었다. 끝이 뾰족한 잎이라면 잠자리가 다 앉아있었던 것 같다. 손만 뻗으면 다 잡을 수 있었다. 뛰어가지 않으면 지각을 할 수 밖에 없는 빠듯한 시간 때문에 보고도 잡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날지 않는 잠자리는 학교를 신경 쓸 만큼 별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고추잠자리, 된장잠자리가 공중에서 무리를 지어 뿌옇게 날아다니면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개울에서 물놀이를 하며 놀다 서늘해진 몸을 데우며 느긋하게 잠자리채를 휘둘렀다. 마음만 먹으.. 매미 매미 꽃 사진을 찍다 반가워서 찍은 곤충들을 모아 여름방학숙제를 하듯. 곤충채집통에 잡아두었던 곤충들을 이젠 알콜 주사를 놓고 핀으로 찔러 하얀 마분지에 고정해 방학숙제를 냈던 것처럼 바삭 거리는 곤충들을 벽에 걸 듯 걸어보려 한다. 그때는 방학 때면 더 들로 산으로 나가 뛰어놀았다. 곤충들과 다를 것 없이 나무를 오르내리면서 날기도 하고 기기도 했었다. 매미, 잠자리, 나비, 사마귀와 별반 다를 것 없이 그렇게 하루가 짧게 놀았었다. 그 추억을 조금이라도 이 곤충채집통에 담아둘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꽃도 아니고 열매도 아닌 것들이 그 사이를 비집고 내게 온 선물 같은 곤충들도 꽃과 열매와 함께 서울 나들이를 하듯 세상구경을 시켜보려고 하는 것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잡았던 옛날 내가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