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밤나무 밤나무에 대한 기억은 풍요로움이다. 밤이 아람이 불 무렵이면 먹거리가 참 많았다. 6월 초부터 밤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6월 둘째 주, 그 무렵이면 온 산이 새하얗다. 산을 꽉 채우다 바람 따라 실려 온 밤꽃의 비릿한 냄새가 온 동네를 가득 채우고. 우리 동네는 밤나무가 아주 컸었다. 그래서일까. 꽃을 제대로 본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작은 밤나무에서 꽃이 피는 것을 볼 때면 꽃 같지 않은 맹충이 같은 꽃을 찍고는 한다. 밤나무 밑에서 떨어지는 밤을 줍다가 시원찮으면 장대를 들고 나뭇가지를 때리기도 하고. 산밤은 도토리보다 아주 조금 더 크다. 금방 떨어진 밤은 윤이 반짝반짝, 벌레 걱정은 없다. 겉껍질은 이로 깨물고 속껍질을 손톱으로 벗겨먹고는 했는데 오독오독 씹는 맛이 고소했다. 밤송이를 신발로 문대고..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