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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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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밭 화분에 있던 한두 그루의 목화를 보다가 목화솜이 하얗게 터진 목화밭을 보고는 놀랐다. 목화밭은 어릴 때 보고는 얼마 만에 보는지. 밤새 내린 비에도 뽀송뽀송한 솜은 꽃보다 예뻤다. 몽실몽실 옛날이 생각이 났다. 마루에 쌓아놓은 솜에서 검정 씨를 빼던 기억도 나고. 옛날에는 학교 가는 길옆에 목화밭이 제법 있었다. 꽃보다도 먹을 수 있는 달착지근한 열매가 더 반가웠는데. 세기 시작한 열매가 터지기 시작하면 하얀 솜을 땄다. 가을비는 김장만 빼고 이로울 것이 없다는 말을 목화밭을 보고 실감한다. 마른 곡식만큼이나 목화솜도 가을비가 마땅찮았던 것이다. 저 솜을 얼른 따야할 텐데. 엄마의 오래전 근심을 내가 하고 있었다. 엄마는 산비탈 후미진 밭에 심었던 목화솜을 따서는 우리 딸들 시집보낼 때 이불을 만들어줘야..
목화 9월 초, 화분에 있는 목화 가지에 마고자 단추 같은 목화씨가 맺혔다. 벌써 꽃이 지고 열매가 열린 것이다. 요즘은 화분에 화초를 심듯 목화를 심은 댁이 가끔 있다. 옛날에는 너른 밭에 목화 꽃이 하얗게 폈었다. 나풀나풀한 하얀 목화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면 학교를 오가면서 적당한 크기에 목화씨를 따 먹고는 했다. 열매가 터져 하얀 솜이 나오기 전 물을 잔뜩 머금은 목화는 달착지근하고 맛있었다. 그때 참 많이 따 먹었다. 아이들이 따 먹은 목화가 이불 한 채쯤은 되지 않았을까. 아이들 손을 용케 피한 목화열매는 껍질이 갈라지며 하얀 솜이 폈다. 후라이팬 위에서 팝콘이 터지듯 솜꽃이 하얗게 부풀기 시작하면 비가 내리 전 그 목화솜을 따기 위해 일손이 바빠졌다. 엄마는 시아 틀에서 씨를 빼서 잘 말려 모아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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