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쟁이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리쟁이 소리쟁이 소리쟁이 씨방을 중랑천에서 자세히 봤다. 사람 손이 덜 미치는 곳에 있다. 자전거 도로에서도 인도에서도 멀찍이 떨어진 비탈진 곳에서 참 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사람이 많이 다니거나 주거지에서는 들꽃을 사계절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꽃이 폈겠지 하고 가보면 말끔하게 뽑혔거나 꽃이 예쁘게 폈다 질 무렵엔 씨가 맺힐세라 흔적 없이 사라진다. 방학천에서 본 소리쟁이와는 달리 중랑천에 있던 소리쟁이는 굵직한 줄기에 키도 크고 튼실해서 그런지 소리쟁이 씨가 할머니들이 입으시는 브라우스에 붙여놓은 구슬같이 맺혔다. 누렇게 익어가는 씨를 보며 저렇게 마른 줄기들이 모였다가 바람이 불면 서로 몸을 부벼 소리가 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소리가 사라락 사라락 들릴 것만 같다. 그 소리를 들었을 누군가가 붙여.. 소리쟁이 냉이를 뜯을 무렵, 그때부터일 것이다. 엄마의 나물 주머니에는 냉이보다 여린 쑥보다 많이 소리쟁이가 담겨있곤 한다. 새끼손가락 한마디보다 작은 쑥과 함께 굵직굵직한 시금치보다 더 크고 다부진, 칼로 도려냈을 소리쟁이 싹이 푸짐하다. 엄마는 그러셨다. “맛이 새콤하긴 해도 된장국 끓여 먹으면 시금치 국처럼 먹을만 하다.” 국을 좋아하는 우리 집에서는 안성맞춤. 그렇게 우리 집에 봄은 엄마의 소리쟁이 나물로 시작을 한다. 다부진 소리쟁이를 씻어 멸치다시물에 된장을 푼 솥에 소리쟁이를 넣어 끓이면 푸짐하다. 여린 쑥으로는 쑥개떡을 만들고 소리쟁이 된장국을 먹는 날은 쾌변을 볼 수 있었다. 나른한 봄날 쑥개떡과 소리쟁이 국으로 산뜻했다. 소리쟁이국은 엄마 말씀처럼 새큰한, 바로 끓여내도 나물이 쉴 때 나는 그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