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동백꽃
#일신우일신
2023. 11. 2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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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동백꽃이다.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기다림’, ‘애타는 사랑’ 동백꽃의 꽃말이다.
지금부터 삼십여 년 전. 그때 처음 동백꽃을 봤다. 부산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새벽 미사 후 바다가 보이는 산책길을 걸으면서 본 똑똑 송이째 떨어져 있던 붉은 동백꽃은 신비로웠다.
성탄 휴가를 수녀원에서 보내면서 새벽 미사 때 수녀님들의 아름다운 성가는 정갈한 산책로에 떨어져 있던 솔방울까지 몽환적이었다. 지금까지도 깨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꿈 같다.
그건 그때 본 동백꽃 때문이지 싶다. 12월에 붉게 핀 동백꽃과 누군가 꽃송이를 따 놓기라도 한 듯 떨어져 있던 동백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지금도 여전할까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추신: 2025년 3월 말에 현무암으로 가득찬 울릉도에 피어있던 홑겹 동백꽃이다. 구멍이 숭숭 뜷린 깎아지른 절벽 밑 길가에 가로수처럼 피어있던 동백꽃이다. 제주도에서 귤밭 현무암 돌무더기 울타리용으로 피어 있던 여린 겹동백꽃이랑 느낌이 다르다. 세찬 바람이 불던 울릉도에 동백나무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놓은 인조나무처럼 다부지고 야무지다. 세찬 바람을 견디고 있는 홑동백꽃이 단아하다. 시골아낙네같은 모습이 요란하지 않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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